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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7 오전 11:58:13 입력 뉴스 > 시흥뉴스

덕암 칼럼 기다리는 부모마음 노심초사



이젠 코로나19라는 단어조차 질릴 만큼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 집중홍보중인 고향안가기 붐이 훗날 어떤 식으로 재조명될지 의문이다.

언론에서는 추석바캉스를 의미하는 추캉스라는 신조어가 고향안가는 민족대이동의 명분을 세워주고 움직이지 말라, 모이지 말라는 당부와는 달리 고향만 가지 않았을 뿐 더 많이 더 골고루 모이고 있는 실정이다.

굳이 주자 십회의 으뜸을 논하지 않더라도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은 죽어서도 다시 고칠 수 없는 후회라 했다.

사실 서울, 경기 지역의 도시집중화가 되기 이전에 고향은 경상, 전라, 강원, 충청 등 지방이 대부분이고 고향을 간다손 치면 천혜의 자연환경 속으로 뿔뿔이 흩어져 추캉스여파 보다는 질병확산의 여지가 외려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제주의 경우 30만이 넘는 인파와 함께 강원지역 관광지는 이미 예약이 꽉 찼다고 하니 이를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옳을까.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1일부터 8일까지 추석명절을 보낸다. 해외만 통제할 뿐 자국 내 이동은 자유롭다.

6억 명에 달하는 이번 이동에 대해 고향가지 말라는 말은 전무하다. 일본이나 북한에서도 고향가지 말라는 내용은 아직 대외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방역이라는 명분에 감히 어느 누가 토시를 달 수 없겠지만 당초 정부의 발표에 담긴 의미가 무색해지는 관광일색의 현상에 대해 만류할 자가 없는 것이다.

말리자니 어쩌다 풀릴만한 내수경기를 악화시키는데 대한 덤터기를 쓸 것이고 두고 보자니 괜스리 고향가지 말라는 미풍양속의 저해당국이 되버리는 꼴이다.

그나마 고향에서 모이면 기껏해야 십 수 명이지만 관광지에서 모이면 그 수요는 파악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증가할 것이며 이동 동선에 대한 파악과 확진 자가 발생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당초 확산의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과정에도 문밖에서 입장할 때 일정 거리를 두었다가 문안에만 들어서면 떼로 몰려다니는 현상이 그러하고 얼마든지 허위기록으로 채워질 소지를 안고 있는 일선 업소의 출입자명부 작성 또한 신분증이나 기타 신원확인에 대한 추가적인 정확도를 배제한 상태였다.

일일이 짚어보자면 방역의 조급함에 비해 신중함이 동반되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다행히 어떤 이유였든 확산의 감소세와 함께 일단 급한 불이라도 끄려는 재난안정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당장의 명절 분위기는 창출될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일시적 임시방편이 얼마나 갈까. 아무튼 추석명절이면 한국은 송편을, 중국은 월병을 만들어 먹고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았으면 하는 풍년기원에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기원한다.

명절이래야 설날과 추석 두 번 뿐인데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연로하여 면역성이 약할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추정으로 너도나도 고향가지 말라는 것은 어떤 근거로 시작된 누구의 발상일까.

확산이 우려되어 모임 자체를 우려했다면 그 많은 관광지 예약실태도 진작 알았을 터인데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걸 알면서도 방조했다는 결과밖에 안된다. 적어도 추석명절 차례 상을 차리고 조상님들에 대한 성묘와 한복을 차려입고 절을 올리는 정도의 예는 갖추는 게 사람도리이자 삶의 가치와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만약 부모님을 관광지로 같이 모셨다면 이는 더 어이없는 확산금지의 역행이고 고향이 그냥 계시라 했다면 더 없는 불효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며느리들 신났다거나 고향 현수막에 이번 추석에는 고향 올 생각을 말라는 어느 노부모의 어설픈 표정이 마치 모든 부모의 심경을 대신하는 냥 화면에 번복된다.

추석은 단순히 혈육이 모여 차례 상이 차려먹고 흩어지는 연례행사가 아니라 자식의 자식들 간에도 얼굴을 익히고 살아가는 이모저모에 대한 담소를 나누는가 하면 어릴 적 성장과정에 대한 추억과 현 시국에 대한 의논도 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어떤 가정이든 좋은 소리 나오기는 틀린 현실이다. 경제 불황의 인재와 질병확산에 자연재해까지 삼중고를 겪었으니 어느 한구석 시원한 웃음소리보다는 한숨소리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남측 공무원의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김정은 위원장은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병마에 위협으로 신음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과 대통령에 대해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점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서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시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김 위원장 사과에 대해 계몽군주 같다고 언급했고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통 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죽고 살기 보다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 발표한 사과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대체 국민의 안녕과 미풍양속을 지키기 보다는 명분 찾기에 급급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향가지 말라기보다 좀 더 당당하고 현실적인 정책으로 명절날 밥상머리 대화에 활기찬 소재가 채워지길 바래본다. 지금의 불효는 관광지에 따라다닌 자식이 그대로 본받는다.

오지 말라는 부모님 말이 마음과 같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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