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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2 오후 1:49:39 입력 뉴스 > 시흥뉴스

덕암 칼럼 불타는 금요일 불 꺼진 금요일



필자가 어릴 적 골목길을 누비며 온갖 놀이를 할 때 주로 등장하는 숫자 중 삼세번이란 말이 있었다. 그즈음 어른들도 장기나 바둑을 두다 진 측에서 삼세판이라며 한 번의 기회를 더 요구했고 통념상 이러한 세 번의 숫자는 일상 속에서 흔히 셀 수 있는 단어로 손꼽혔다.

그런데 정황상 안 되겠다 싶으면 등장하는 것이 두 번까지 세고 나서 둘 반이라는 여지를 두고 그 다음이 둘 반의반과 둘 반의반의 반이라는 무 개념의 숫자가 등장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5단계를 보며 나름 사회적 파장을 고려한 것이라 하니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형국이다.
 

작금의 모든 화제나 기준이나 결과에 대한 절대 절명의 단어는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스의 주요 내용은 물론 오천만이 넘는 인구가 오직 확진 자와 추가 발병인의 숫자, 발생지역, 등을 놓고 악마의 등장보다 더 긴장하고 두려움이 떨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골목길 작은 식당까지 9시면 문을 닫고 방문일지에 꼼꼼히 기록하는 등 코로나19의 등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소불위의 존재가 되어 국민의 건강, 경제, 문화, 정서는 물론 평범했던 일상과 상식적인 개념마저 바꿔버리는 사상초유의 변화를 가져왔다.

참으로 착한 국민들이 기록한 방문일지는 보면 011이 없어진지 언젠데 010을 꼬박꼬박 기록하고 정작 대형 마트나 버스터미널에서는 아무런 조치 없이 수많은 인파들이 쇼핑도 하고 이동도 한다. 보건행정의 공백이나 다름없지만 정작 이를 지적하거나 해결하려 나서지 못하는 것은 방문 열어놓고 모기약 뿌리는 것이나 같음에도 두고 볼 일이다.

특히 막대한 예산 들여 지하철 인식기를 설치해놓지만 실제 사람이 아닌 사진만 인식해도 사람으로 오인하고 유사한 물체만 얼쩡거려도 같은 인식을 하니 방역효과에 대한 시험이나 제대로 하고 설치했는지 의문시 될 뿐이다.

뿐인가 정부소속 기관과 공공장소에는 누가 얼마로 납품한지 알 수 없는 아크릴투명판이 설치되어 철저한 차단효과를 예상하지만 정작 복도의 커피자판기나 흡연 장소에서는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니 이 또한 효과대비 부적절한 처사라 볼 수 있다.
 

마스크나 소독제와는 달리 특정인의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는 아크릴판도 그 내용을 밝혀야 한다. 코로나19라는 명칭만 들이대면 뭐든 다 통과되는 것보다 어려울수록 국민세금이 낭비되는 사례가 없도록 보다 신중하고 세심한 검증이 필요한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의 모든 정책이나 국민적 협조가 후세에 어떤 식으로 해석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방역이 잘되면 보건정책의 공이고 못되면 특정 단체나 전파 매개체만 원망의 대상으로 표적이 되니 사는 게 결코 만만찮은 세상이다.

어제는 불타는 금요일 일명 불금이었다. 물론 지금은 유령도시 같이 불 꺼진 금요일이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얻는 질병확산의 효과보다 장사를 못해 삶을 포기해서 생사람 잡겠다며 한숨짓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여간 심한 게 아니다.

조금만 더 현실적이고 신중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을텐데 책상머리에 앉아서 온갖 머리 굴리는 아랫것들의 말만 들으니 꼬박 꼬박 제때 월급 받아서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정책이 어찌 민초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

넓고 탁 트인 바닷가나 심산유곡의 계곡에서 마스크 쓰고 좁은 식당에서 죄다 벗고 말하고 먹는 것은 훗날 후손들이 배를 잡고 웃을 일일 수 있다. 일명 턱밑에 걸치는 턱스크나 입만 가리는 코스크를 쓰고 아무 예방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비효율적 장면들이 거리마다 연출되고 있으며 방역보다는 안 쓰면 눈치 보이니 쓰는 모양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러고 있으니 마스트 착용여부에 대해 감히 맞네 틀리네 하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역적으로 몰리는 세상이다. 이제 어쩔 것인가. 당초 이러다 말지에서 이제는 변화에 순응하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화합과 친목이라는 명분으로 모여야 인간관계가 돈독해 질 것이라는 예상이 틀렸음을 알게 됐고 인륜지 대사나 절대 빠질 수 없는 애사 역시 안가도 됨을 알게 됐다. 비대면의 현실적인 가능성과 옷을 벗는 것보다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적 분위가 정착되어간다.

긁어 부스럼만 낼 것이 아니라 대안을 세워야한다. 2차 지원금이 풀리면 허기진 자들에게 당장의 호구지책이야 되겠지만 그 다음은 어쩔 것인가.

이미 가만히 앉아서 받아먹어 버릇된 사람들에게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라고 할 것이며 삼시 세끼 꼬박 챙겨먹어야 살 수 있는 사람의 입이 얼마나 무서운 구멍인지, 본능적으로 해소되어야할 먹고 자고 싸는 일들이 불편해 질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가늠이나 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적어도 주택 관리비를 못내 단전단수 조치가 불가피해 질 때, 스마트폰 없으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변해버린 세대들이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갈지 우려가 크다. 사흘 굶어 담을 넘어오면 밥을 주어야 한다. 자칫 절도에 대한 후환이 두려워 강도나 살인을 번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몸을 팔거나 도둑질할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없기에.....일회성 용돈을 선심써봐야 이미 휴, 페업에 실직까지 겹친 절대 다수의 민초들에게 별 도움 안되고 국민 간 분열과 갈등만 증폭된다. 그 돈으로 모든 국민들이 전기수도가스를 무료로 쓰고 최소한 밥과 화장지와 세제는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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