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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오후 7:47:48 입력 뉴스 > 시흥뉴스

덕암 칼럼 어려울수록
정의가 바로서야 한다.



날씨가 한여름 폭염으로 변하면서 올해 더위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선선한 늦가을쯤 업 그레이드 되어 출몰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어쩔 것인가 어차피 피하지 못할 일은 즐길 수밖에...

이미 우한 발 코로나19가 한국 땅에 상륙하기 이전에도 사정은 상당히 어려운 편이었는데 때 마침 질병의 확산이 경제적 피폐함의 독박을 쓴 셈이다. 다행히 정치권에서는 벼랑 끝 경제난국을 코로나19로 인한 탓이라며 명분을 찾을 수 있었고 전 세계적인 확산에 누구하나 어렵다는 엄살조차 피울 수 없게 됐다.

어쨌거나 요즘 사는 거 참 어렵다. 간혹 마스크 제조업자가 떼돈을 벌었다느니 불황속에서도 잘되는 집은 잘된다는 소리를 듣긴 하지만 일부의 일이지 대다수가 죽을 만큼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필자의 본사가 행정구역상 경기도 안산의 법원 앞에 위치한바 방청객이나 취재 명분으로 자주 출입하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를 갖게 됐다.

몇 일 전 법원근처 나무벤치에 앉아 망연자실 한숨과 함께 울먹이는 80대 노인을 만났다. 아들이 사업실패에 빚에 쫒기다 사고를 치고 구속 중이라는데 변호사비와 합의금이 없어 재판날짜가 다가온다며 보기에도 민망한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물론 정황상 노인의 경제사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고 여유가 많았다면 아들이 가해자로 살지 않았을 것일진대 주변에는 이 같은 고객은 별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기껏해야 국선 변호사를 선임할 것이고 통상 사회적 인식이 국선변호사에 대한 기대치는 미약한 편이다.

간혹 최근 옷 벗은 판검사 출신이면 재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힌트를 주기도 하지만 모든 게 금전과 연계되다 보니 아직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았을까. 사법부에서도 이 같은 전관예우가 국민들의 신뢰추락은 물론 법의 형평성에도 위배된다는 점이 눈총을 받으면서 퇴직한 지역에서 변호사 개업을 못하게 하는 법도 정한 바 있다.

어쨌거나 전관예우는 오래된 적폐이자 관행이었지만 여전히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었고 상황이 급한 송사의 당사자는 고액의 수임료를 감수하고서라도 변호사를 찾게 된다. 일각에서는 승소라는 결과에 만족치 못하면 나름 노력을 해도 변호사에 대한 불신부터 갖게 된다.

변호사가 매 사건마다 자신의 일처럼 긴장하고 정성을 다한다면 아마 스트레스로 오래살긴 어려울 것이다. 늘 하는 업무지만 수임자인 고객입장에서는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기 때문에 변호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다.

하지만 전관예우로 돈이 법의 형평성을 흔드는 만큼 누군가는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 죄를 짓고도 벌을 줄일 수 있는 게 돈이라면 벌이 줄어든 만큼 법의 가치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쯤하고 사법부뿐만 아니라 공기업의 전관예우는 어떨까.

취재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기관단체에서 퇴직한 임원이나 직원들을 하청업체에서 영업직으로 영입하는 사례도 빈번하고 경찰 공무원도 퇴직 후 변호사 사무장으로 이직하면서 사건 수임의 통로를 만들기도 한다.

한마디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다. 해당 직장이나 단체에서 임기가 종료되면 재임기간 주어졌던 모든 권한이나 책임도 함께 종료된다. 하지만 어떤가. 퇴임 후에도 현역들한테 이것저것 부탁하고 동냥질을 하다 보니 모양새도 안 좋고 누군가는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이다.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경기도 서남부권인 안산, 시흥, 화성도 시화호수를 중심으로 빠른 발전이 거듭되고 있다. 당초 도시기반시설 조성과 분양을 맡았던 한국 수자원공사는 멀쩡한 갯벌에 방조제를 만들어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최근 완성된 송산신도시와 MTV 구역에 노른자위 땅이 속속 임자가 나서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도시개발계획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공기업의 임원이 퇴직 후 부동산 개발회사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온갖 정보를 빼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형식적인 급여 외에도 막대한 수당이 지급되고 땅 장사로 부를 쌓은 만큼 값이 오른 땅을 사야하는 건설업체와 입주민들이 고스란히 그 부담을 더 안게 되는 것이다.

뿐일까.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이익과 손해는 맞물려 있는 것이다.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너도나도 발 빠르게 새치기하면 누가 줄을 서겠는가.

나름 노하우로 당사자는 잘살겠지만 많은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바로 살기에도 짧은 게 사람의 수명이다.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지은 죄 알고도 지은 죄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하루하루 살기에도 벅찬 사람들이 힘 빠지는 일은 없기를 바래본다.

돈보다 원칙이 바로서고 공과사가 구분되는 세상이 되어야 좀 늦더라도 모두가 잘살 수 있다.

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始興(rlarbstl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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