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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7 오후 8:45:49 입력 뉴스 > 시흥뉴스

<덕암 칼럼>
그리운 금강산 언제나 가볼까



19981118, 21년 전 이날은 현대그룹이 처음 추진한 대북 관광사업이 출발신호탄을 쏴 올렸던 날이다. 5년 뒤인 20039월에는 육로관광이 시작되었고, 2007년에는 내금강 지역에서 개성까지 확대되어 남과 북은 금방이라도 하나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45년만의 일이다.

 

현대금강호가 19981118일 오후 543, 사업의 주체였던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현대 임직원과 관광객 등 총 1365명이 동해항을 출발, 19일 새벽 3시쯤 북방어로한계선을 통과해서 10시간 만인 다음날 오전 4시 북한 장전항에 도착했다.

 

34일의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동해항에 돌아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남북이 새로운 평화의 물꼬를 트는 순간이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전쟁과 평화, 새로운 역사의 출발, 후손들에게 물려준 금수강산의 새로운 도약이었다.

 

앞서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은 정치가 못한 일을 경제인이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급물살을 탄 금강산관광은 육로관광에 이어 100만 명 돌파 기념 음악회가 개최되는가 하면 승용차로도 관광이 가능한 단계까지 접어들었다. 강원도 인근 지역은 금방이라도 통일이 되어 지가상승에 대한 부동산 경기까지 꿈틀되는 등 파생기대감이 주민들을 설레게 했다.

 

누가 알았으랴. 2008711일 오전 5시경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민간인 여성이 북한군 초병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 사업은 전면 중단되었고 한번 틀어진 금강산 관광사업은 개시 10년 만에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결실이 맺어지기까지 나름 탄탄한 과정이 있었기에 금방이라도 풀릴 것 같았던 남북의 기대는 다시 10년 만인 2018년 세 차례에 걸친 남북 수장들의 화해 모드로 회복의 기대가 생겼다.

 

사업추진의 최종 결정권자였던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2011년 사망한 이후 김정은 후계자가 권력의 수장이 되고 나서 개최된 회담인 만큼 남북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자리였다. 화려한 수식어만 남발했지 결론은 정치적 분위기에 편승되어 공염불이 됐다.

 

금강산은 언제나 누가오든 그대로인데 사람만 가고 못 가고를 정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천혜의 명산으로 남았다. 필자 또한 요즘같이 단풍이 산천을 수놓을 때면 더 없이 곱고 아름다운 장관 일텐데 문 열렸을 때 다녀오지 못한 아쉬움이 유난히 크다.

 

지난 1111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금강산 사업실패의 피해금액은 지역경제 피해 4000억원, 관련 기업 피해는 1조원 5000억원에 이른다고 호소했다. 현대아산과 에머슨퍼시픽 등 대기업들은 직원을 감원했고 영세 여행사와 숙박·음식업 등 관련 업체들은 파산과 이혼 등 도미노 피해를 겪었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던 기대는 북측이 지난 1023일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물 철거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완전히 물 건너 갔다. 뒤늦게나마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가 결성되어 정부를 상대로 답을 요구했다. 촛불혁명 정부가 출범 후 2년 반 동안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구체적인 답변과 함께 미국의 제재 핑계대지 말고 용기를 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 정상이 합의하고 여러 차례 재개 의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꼼짝도 하지 않는 개성공단 운영재개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각계 1,0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범국민운동본부를 발족시켰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권력구도의 최상위에 위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더 현실적인 것임을 몰라서 소리만 요란한 합창을 할까. 국민이 요청하면 정부는 답해야한다. 정부가 어떤 식이든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현실적인 행동에 나서야한다.

 

고인이 된 고 정주영 현대의 총수가 공들인 과정이 이런 결과로 마무리 된다면 어떤 심경일까. 백성이 정치적 계산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아야한다. 도와는 못줄망정 경제인이 노력한 과정과 국민이 바라는 바에 대해 산통은 깨지 말아야한다.

始興(rlarbstl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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