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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3 오후 1:30:43 입력 뉴스 > 시흥뉴스

<덕암칼럼> 속수무책 대형사고 애도와 축제





지난 5월 29일 오후 9시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과 현지 선장·승무원 등 35명이 탑승한 유람선을 대형 크루즈선이 추돌하면서 한국인 19명과 헝가리인 2명 등 21명이 실종됐다.

해외 수상사고로는 가장 최악의 기록을 남긴 이번 참사는 강수량이 많아 강물 수위가 평소의 2배 정도로 높아지고 강한 바람까지 불어 구조 환경이 열악하다는 소식에 같은 국민으로서 애통함이 그지없다.

관광이든 공무수행이든 그 어떤 이유로든 타국에서 겪어야할 유족들의 막연함이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현장에 급파된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현장이었던 맹골수도보다 유속이 더 빠르고 시야확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고 야간운항에 대한 안전대비는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뒤늦은 지적이다.

독일에서 시작하는 다뉴브강은 볼가강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으로 헝가리를 거쳐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를 지나 흑해로 흘러 들어간다.

좁은 한반도에서도 발만 동동 굴렀는데 낯선 곳에서 현지 협조를 구하는 것은 구조위치조차 예측할 수 없는 암흑조건이다.

특히 사고 이후 시간이 경과해 유속을 고려하면 사고 현장에서 500~600㎞ 아래까지 실종자들이 이동했을 수 있다며 구조 가능성에 대한 확률이 희박함을 시사했다.

누구나 어떤 이유든 사람의 목숨은 똑같이 소중한 것이다.

사고 내용이야 다르지만 세월호 참사발생 시 전 세계가 한 달은 울었고 한국은 최소 일 년을 슬퍼했으며 대부분의 유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안산은 지금까지 사고 후유증과 민민 갈등으로 아픔을 공감하고 있다.

한집 건너 초상집이었던 안산은 건배는 물론 박수나 웃는 표정조차 나타낼 수 없었던 충격과 슬픔 그 자체였다.

반면 다뉴브강 참사가 발생한지 3일 뒤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 퍼레이드'가 1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약 7만 여명이 참여한 이번 축제는 국내 인권단체와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캐나다 등 주요국 대사관들과 정의당, 녹색당 등의 부스 74개가 설치됐다.

참가자들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무대 공연을 즐겼고 거리에는 환호와 축제분위기가 서울광장을 메웠다.

한쪽에는 통곡소리가 객지에서 땅을 치며 울부짖었고, 타국민인 헝가리 국민들조차 다뉴브강 다리 인근에 추모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정작 자국민의 비통함을 나눠야할 한국 땅, 서울 한복판에서 축제가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당시 모든 행사가 전면 취소되고 현장 상황실에서는 컵라면만 먹어도 파렴치한 인간이 되던 때가 있었다.

부다페스트 다뉴브강가에 이어진 추모 행렬은 한국민이 아니라 헝가리 국민들이다.

헝가리 당국은 검은 깃발을 내걸었고 시민들은 꽃과 편지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길게 줄을 이었지만 한국 서울에서는 축제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헝가리 머르기트 가로등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검정색 조기가 걸렸고 처음 써보는 한글로 슬픔을 나누겠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남도……. 슬퍼해 준다. 남도…….헝가리 해양 사고중 최악의 참사라는 현지 보도와 함께 헝가리 한국대사관 담장에도 시민들이 놓고 간 꽃과 편지, 불 켜진 양초가 빼곡히 쌓였다.

침통한 표정의 시민들이 기도와 함께 숨진 한국인 관광객의 넋을 기려, 부다페스트 전체에 애도와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정작 한국은 축제가 이어졌다.

이게 나라냐. 연기하거나 취소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애도는 했어야한다.



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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